자작곡을 기타로 만들 때 유용한 화성 진행 10가지
자작곡은 감성보다 구조가 먼저다
기타로 자작곡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은 많은 연주자들이 갖고 있다. 그러나 막상 악기를 잡고 “무엇부터 써야 하지?”라는 고민에 빠지면 손이 멈춰버리는 경우가 많다. 코드를 아무렇게나 이어붙이면 감정은 생기지 않고, 반대로 너무 감정에만 의존하면 곡이 형식 없이 흩어진다. 결국 자작곡에서 가장 중요한 건 ‘화성 진행’, 즉 코드의 연결 구조다. 코드 진행은 곡의 감정선, 기승전결, 분위기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특히 일렉기타나 통기타로 자작곡을 만들 때는 코드 위에서 멜로디를 입히는 방식이 많기 때문에, 탄탄한 화성 구조만 잡혀 있어도 절반은 완성된 셈이다. 이 글에서는 기타 연주자에게 익숙한 포지션과 손가락 흐름을 고려한, 실제로 곡을 만들 때 바로 적용 가능한 유용한 코드 진행 10가지를 소개한다. 각 진행마다 설명과 실전 팁을 덧붙였으며, 장르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쓸 수 있는지도 함께 정리했다.
가장 기본적이면서 감성적인 진행 : C – G – Am – F
이 진행은 전 세계 팝송과 K-POP에서 가장 흔하게 쓰이는 구조다. 듣기 편하고 감정 흐름이 자연스럽다. 1도 – 5도 – 6도 마이너 – 4도 구조로, 사람의 귀에 가장 익숙한 흐름이며 ‘기억에 남는 멜로디’를 만들기에 좋다.
기타 연주자에게도 손에 익은 코드들로, 입문자도 연습 없이 자작곡을 시작할 수 있는 출발점이다.
이 진행은 다양한 템포에 적용할 수 있고, 리듬 스트로크나 아르페지오 패턴에 따라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다. 예를 들어 6/8 박자에 적용하면 감성적인 발라드로 바뀌고, 빠른 4/4에 적용하면 트렌디한 팝 사운드로 들린다. 이 구조는 반복해도 질리지 않기 때문에 후렴, 벌스, 브릿지 어디든 응용 가능하다.
어두운 분위기를 가진 진행 : Am – F – C – G
이 진행은 전형적인 마이너 기반 구조로, 내면의 고독, 회상, 감성적 무드를 강조하는 데 탁월하다. 유명한 곡 중에서도 이 진행은 수없이 사용되며, 특히 어쿠스틱 기타로 곡을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된다.
Am을 루트로 시작해서 F로 떨어지면서 중후한 느낌을 주고, 다시 C로 밝아지는 듯하나 G에서 살짝 긴장감을 준다. 이 진행은 특히 가사와 멜로디가 중심이 되는 자작곡에서 훌륭하게 작동하며, 기타로 코드만 반복해도 자연스럽게 선율이 떠오른다.
이 구조는 ‘벌스–후렴’ 구간의 대비를 위해 사용되기도 하며, 멜로디가 단순해도 감정선을 깊게 가져갈 수 있어 입문자가 감성적인 곡을 만들기에 최적의 화성 진행이다.
전개용으로 좋은 진행들 : Dm – G – C – Am, Em – A – D – G
이 두 가지는 기본적인 ii – V – I – vi 구조와 ii – V – I – IV 구조에 해당한다. 흔히 재즈, 소울, 알앤비의 전개에서 자주 볼 수 있지만, 현대적인 팝이나 발라드에도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
이 구조는 긴장 → 이완 → 반복이라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설계되어 있어, 벌스에서 후렴으로 넘어갈 때 곡이 살아 움직이는 느낌을 줄 수 있다.
특히 Dm – G – C – Am은 감미로운 느낌을 주며, 약간의 스윙 리듬이나 트라이어드 기반 스트로크를 적용하면 재즈 성향의 세련된 분위기로 바뀐다. Em – A – D – G는 좀 더 밝고 경쾌하며,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느낌을 준다. 두 진행 모두 후렴 앞부분이나 브릿지용으로 활용하면 감정 변화가 자연스럽다.
기타 포지션 기준으로도 손가락 이동이 부드럽기 때문에 속도감 있는 아르페지오나 리프 구성에 적합하며, 코드 간 흐름이 직관적이라 초보자도 쉽게 외울 수 있다.
분위기 전환용 독특한 진행 : F – G – Em – Am, C – E – Am – G
자작곡이 단조롭게 느껴질 때, 독특한 코드를 섞어서 분위기를 확 바꾸고 싶다면 이 두 가지 진행이 제격이다. F – G – Em – Am은 정석 코드만 쓰는 것 같지만, Em이 등장하면서 살짝 어두운 색감을 입힌다. 이후 Am으로 연결되며 감성적인 마무리를 만들어주는 구성이다.
C – E – Am – G는 더욱 특별한 느낌을 줄 수 있다. E코드는 C키의 다이아토닉 코드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기능적으로 전조 효과를 주면서 강한 분위기 전환을 만든다. 이런 비다이아토닉 코드(E)가 들어가면 갑자기 시야가 확 열리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후렴에서 감정 폭발을 유도할 때 매우 효과적이다.
이러한 진행은 곡 전체에서 한두 번만 등장해도 곡의 개성과 완성도를 크게 높여준다. 반복적인 패턴에 중간중간 독특한 변화를 넣고 싶을 때 이런 진행을 연습해 두면 작곡 능력 자체가 한 단계 상승한다.
실전에서 자주 쓰이는 화성 진행 Top 10 요약 리스트
자작곡을 기타로 만들고 싶다면, 아래 10가지 진행을 기본으로 연습하고 활용해보자.
각 코드 진행은 실전에서 이미 수백, 수천 곡에 사용된 검증된 구조이며, 변형도 자유롭다.
1 | C – G – Am – F | 감성 팝, 발라드 |
2 | Am – F – C – G | 어두운 무드, 벌스용 |
3 | Dm – G – C – Am | 부드러운 전개, R&B/재즈 느낌 |
4 | Em – A – D – G | 밝고 경쾌한 느낌, 후렴 or 벌스 |
5 | F – G – Em – Am | 감정 변화, 벌스 후반 or 브릿지 |
6 | C – E – Am – G | 전조 느낌, 후렴 폭발용 |
7 | G – D – Em – C | 밝고 긍정적인 느낌, 인디 느낌 |
8 | C – Am – F – G | 회상 느낌, 중간 템포 발라드 |
9 | C – Cmaj7 – Am – G | 몽환적 분위기, 인디/드림팝 |
10 | A – C#m – D – E | 일본 애니/밴드 음악 분위기 |
이 리스트는 단순히 코드만 외우는 게 아니라, 각 코드가 가진 성격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훈련이 되어야 한다. 같은 코드라도 리듬, 템포, 음색에 따라 전혀 다른 곡이 된다. 그러니 연습할 때는 한 진행을 반복하면서 다양한 리듬 패턴과 멜로디를 입혀보는 시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