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기타

일렉기타 이펙터 종류별 설명과 실전에서의 사용법

donjaw 2025. 6. 26. 01:39

이펙터를 모르면 기타의 50%만 쓰는 것이다

일렉기타는 단순한 ‘현악기’가 아니다. 오히려 전기 신호를 활용한 ‘사운드 디자인 악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줄을 튕기고 음을 내는 것만으로는 절대 완성되지 않으며, 그 소리를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악기로 변신한다.
이 사운드 가공의 핵심 도구가 바로 **‘이펙터’**다. 이펙터는 신호의 성질을 바꾸거나, 음색을 왜곡하거나, 공간감을 부여하는 장치로, 기타리스트의 개성과 스타일을 결정짓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하지만 많은 입문자들이 이펙터를 단지 ‘음이 이상해지는 장치’로만 생각하거나, 종류는 많지만 어떤 기능을 하는지 헷갈려한다. 결국 아무 이펙터나 구매했다가 소리만 지저분해지고, 사용법도 모르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 글에서는 수많은 기타 이펙터 중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기본 종류와, 각각이 실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구체적인 사용 예시와 함께 설명한다.

일렉기타 이펙터

 

드라이브 계열 – 오버드라이브, 디스토션, 퍼즈의 차이와 용도

가장 먼저 알아야 할 이펙터는 드라이브 계열이다. 이펙터 세계에서 드라이브는 ‘소리를 찌그러뜨리는’ 방식으로 사운드를 왜곡시켜준다. 대표적으로 오버드라이브(Overdrive), 디스토션(Distortion), 퍼즈(Fuzz) 세 가지가 있으며, 각각 질감과 사용법이 다르다.

오버드라이브는 진공관 앰프를 세게 밀어붙였을 때 나는 자연스러운 드라이브 톤을 시뮬레이션한 것이다. 약간의 거칠고 따뜻한 사운드를 원할 때 적합하다. 블루스나 하드락 계열에서 많이 사용되며, 기본 톤 위에 부드러운 질감을 얹는 역할을 한다.

디스토션은 오버드라이브보다 훨씬 더 강한 왜곡을 제공하며, 메탈이나 하드록에서 자주 쓰인다. 톤이 단단하고 압축되어 있어 빠른 리프나 파워 코드 연주에 어울린다. 예를 들어, 메탈리카나 메가데스 같은 밴드의 기타 톤은 거의 대부분 디스토션을 사용한 것이다.

퍼즈는 가장 극단적인 왜곡 형태로, 소리가 거칠고 폭발적이며 비트는 찢어진 듯한 느낌이 든다. 지미 헨드릭스, 퀸의 브라이언 메이 등이 퍼즈 사운드를 대표적으로 사용했다. 퍼즈는 다루기 까다롭지만, 기타 사운드에 빈티지함과 개성을 부여할 수 있다.

드라이브 계열은 톤의 핵심을 만드는 요소이므로, 자신의 음악 스타일에 맞는 드라이브를 선택하고, 적절한 게인 세팅을 통해 본인만의 사운드를 구축해야 한다.

 

모듈레이션 - 소리를 움직이는 효과: 코러스, 플랜저, 페이저

모듈레이션 계열 이펙터는 소리를 복제하거나, 위상과 타이밍을 조작해 음색에 변화와 깊이를 주는 장치들이다. 대표적으로는 코러스(Chorus), 플랜저(Flanger), 페이저(Phaser)가 있다. 이들 이펙터는 소리를 더 풍성하고 입체감 있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단조로운 톤을 다양하게 변형하고자 할 때 유용하다.

코러스는 원래 소리를 약간 지연된 신호와 섞어 마치 여러 대의 기타가 동시에 연주되는 듯한 효과를 만든다. 클린톤에 사용하면 물결처럼 부드러운 공간감을 만들어준다. 대표적으로 80년대 팝록이나 현대 팝에서 많이 들을 수 있다. 존 메이어, 앤디 서머스(폴리스)의 톤이 대표적이다.

플랜저는 코러스보다 더 극적인 딜레이-복제 효과를 주며, 제트기 엔진처럼 휘도는 사운드를 만든다. 강한 스위핑 느낌을 원할 때 사용하며, 사이키델릭 록이나 실험적인 톤에 자주 쓰인다.
반면 페이저는 위상을 조절해 특정 주파수를 강조하거나 깎아내는 방식으로 ‘휙휙’ 소리가 나는 필터 효과를 준다. 에디 반 헤일런의 솔로 톤, 펑크 리듬 기타 등에 자주 등장한다.

모듈레이션은 과하게 쓰면 사운드가 지저분해지기 쉬우므로, 곡 분위기에 맞춰 섬세하게 적용하는 감각이 필요하다. 연습할 때는 꼭 드라이브 톤에 얹어보며 이펙트의 성격을 익히는 것이 좋다.

 

공간계열 - 공간감을 더하는 딜레이와 리버브

공간 계열(Time-Based) 이펙터는 소리를 반복하거나 반사시켜 공간감을 만들어주는 장치들이다. 대표적으로는 딜레이(Delay)와 리버브(Reverb)가 있다. 이펙터 체인의 끝부분에 위치하며, 사운드를 완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딜레이는 원래 소리를 복제해 일정 시간 뒤에 다시 들리게 하는 효과다. 단순한 에코처럼 들릴 수도 있고, 템포에 맞춘 리듬 딜레이로도 활용된다. 예를 들어 U2의 디 에지(The Edge)는 템포 싱크 딜레이를 활용해 단순한 코드 리프를 웅장하게 바꾸는 톤을 만든다. 연습 시에는 딜레이를 음악적 리듬으로 이해하고, 반복되는 잔향에 맞춰 연주하는 감각을 기르는 것이 좋다.

리버브는 마치 콘서트 홀이나 교회처럼 소리를 넓은 공간에서 반사시키는 효과다. 기타에 공간감을 부여하고, 소리가 너무 건조하지 않게 만들어준다. 클린톤, 재즈톤, 발라드, 앰비언트 사운드 등 대부분의 장르에서 리버브는 거의 기본처럼 사용된다.

이펙터 체인에서 딜레이와 리버브는 마지막에 배치하며, 각각의 믹스(믹스량)와 피드백 설정을 통해 원하는 공간감을 조절할 수 있다. 초보자라도 리버브는 꼭 세팅해보는 것이 좋으며, 딜레이는 템포 싱크를 고려한 연습을 해야 음악적이다.

 

이펙터 체인 순서와 실제 연주에서의 적용법

이펙터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체인(chain)’ 즉, 연결 순서를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 이펙터는 어떤 순서로 연결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소리가 나오기 때문에, 체인 구성은 사운드 품질에 결정적이다.

가장 기본적인 체인 순서는 다음과 같다

 

튜너 → 와우 → 드라이브 계열 → 모듈레이션 계열 → 딜레이 → 리버브

 

예를 들어 드라이브보다 딜레이를 먼저 연결하면, ‘지저분한 잔향’이 남아 연주가 명확하게 들리지 않을 수 있다. 반면 드라이브 뒤에 딜레이를 연결하면 드라이브 사운드에 자연스럽게 울림이 더해져 입체적인 사운드를 만든다.

실전에서는 곡의 분위기나 밴드 구성에 따라 이펙터 사용법도 달라진다. 솔로 파트에서는 딜레이+리버브+약한 드라이브를 조합해 웅장함을 만들고, 리듬 파트에서는 오버드라이브+코러스 조합으로 따뜻하고 안정된 배킹을 구성할 수 있다.

또한 최근에는 멀티 이펙터 또는 디지털 앰프 시뮬레이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에도 동일한 체인 개념이 적용되며, 프리셋 설정을 통해 여러 이펙트를 손쉽게 조합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이펙터를 많이 쓰는 것’이 아니라, ‘곡의 목적에 맞는 효과를 정확하게 사용하는 것’이다.